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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TV

EBS <취미는 과학> 제로슈가, 정말 먹어도 될까? 인공감미료의 숨겨진 이야기

 

EBS 취미는 과학

 '제로슈가 정말 먹어도 될까? '

 

EBS1 금요일 오후 10:50

 

 

인공 감미료, 설탕보다 안전할까?

인공 감미료, 달콤함은 그대로지만 칼로리는 낮은 이 성분은 현대인의 식탁에 점점 더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설탕 대신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만큼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도 많죠. EBS 프로그램 <취미는 과학>에서는 인공 감미료의 원리, 종류, 안전성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줍니다. 일 오후 10:50

 

 

 

 

 

인간은 본능적으로 단맛에 끌리도록 설계된 존재입니다. 자연에서 단맛은 보통 에너지의 원천인 탄수화물(특히 과일이나 꿀 등)에 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은 이를 빠르게 인지하고 보상하기 위한 체계를 발전시켜 왔죠. 하지만 이 유전적 본능이 현대의 넘쳐나는 단맛 환경과 만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단맛을 혀로만 느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혀에서 감지한 감각을 바탕으로 뇌가 판단하고 ‘이건 단맛이야!’라고 최종 인식합니다. 뇌의 시상하부와 도파민 시스템이 이 과정을 주도하는데, 단맛은 마치 ‘보상’을 받은 것처럼 쾌감과 동기를 자극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계속해서 단맛을 원하게 되는 것이죠.

 

단맛을 섭취하면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이 도파민은 만족감, 동기 부여, 학습 등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단맛이 반복될수록 뇌는 그 단맛을 ‘쾌감 자극’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이런 뇌 회로는 학습과 강화 효과를 유도하고, 결국 단맛 중독의 시작점이 되기도 합니다.

 

놀라운 점은, 단맛을 반복적으로 섭취한 뇌의 활동 패턴이 코카인을 복용한 경우와 유사하다는 사실입니다.동물 실험에서는, 단맛에 중독된 쥐들이 코카인을 선택하기보다 설탕을 선택하는 경우도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단맛의 중독성이 단순한 기호를 넘어, 신경학적 중독 수준에 가까울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설탕 섭취가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과 관련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제로슈가 제품들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콜라, 커피, 간식류까지 ‘제로’ 혹은 ‘무설탕’이라는 이름으로 쏟아지기 시작했죠. 이 제품들에는 주로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사카린, 스테비아 등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단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줄인 이 선택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인공 감미료 자체는 혈당을 직접 올리진 않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혈당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특히,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포도당 대사, 인슐린 반응, 지방 축적 같은 과정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수크랄로스나 사카린 같은 인공 감미료는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대사 기능을 변화시켜, 포도당 불내성(glucose intolerance)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말은 곧, 다이어트를 위해 인공 감미료를 선택했지만 오히려 대사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전문가들은 설탕이 인공 감미료보다 당연히 더 해롭다고 말합니다. 혈당을 직접적으로 올리고,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공 감미료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장이 몸 전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선택의 기준은 단순히 '칼로리'가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이 되어야 합니다.

 

 

인공 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제품을 먹는다고 해서 체중 감량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기적으로는 빠졌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빠지지 않는다고 해요. 단맛에 대한 뇌의 반응은 여전히 유지되고, 결국 식욕이 되살아나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오히려 제로 제품을 먹은 후 “괜찮으니까 더 먹어도 돼”라는 보상 심리가 작동해 총 칼로리 섭취량이 늘어나는 경향도 보인다고 해요.

 

 

단맛은 인간의 본능이자 생존의 흔적입니다. 하지만 그 본능이 우리를 건강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적당한 건 약, 지나치면 독” 이는 설탕이든 감미료든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